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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야마타이]Seirios 27 “그래, 타이치 형이 있었어. 짧았지만 대화도 나눴고.” 힘이라곤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목소리로 타케루가 말문을 열었다. 그에 미미는 긴장한 표정을 지었고 야마토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은 채 타케루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타케루는 잠이 든 히카리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그녀를 구해낸 것이 타이치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타이치와 대화를 길게 나누지는 못했다고 말하며 한숨을 길게 쉬었다. 타케루의 눈에는 아쉬움과 착잡함이 함께 서려있었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타케루는 그 동안 히카리가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자신들은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짧게 말해준 것이 다였다고 설명했다. 타이치는 묵묵히 들어주기만 했노라고 말하자 미미의 어깨가 힘없이 축 쳐졌다. 타케루도 그녀를 따라 고개를 떨궜다. .. 더보기
[검은 개x 타이치] "seirios 19 이후" - 야타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야타 존잘님께서 세리오스를 보시고 보배로운 글을 쪄주셨습니다.제목대로 19화의 이후 상황입니다:) 3차 창작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무려 검은 개 X 타이치를 꾸금으로 써주셨어요!!!!매우 중요합니다. 꾸금입니다ㅇㅅㅇ☆ 미리보기는 아래로 아주 조금만! “아아… 마음에 안 들어.” 검은 개는 양쪽 손이 높이 묶여져서 축 늘어져 있는 타이치를 바라보며 심드렁하게 말을 내뱉었다. 계속되는 폭행으로 인해 타이치의 온 몸은 붉은 잔흔들로 물들여졌지만, 타이치는 아직도 검은 개를 노려보았다. 그래. 몇 번이고 자신이 물리적인 폭행을 가해도. 저 눈빛은 끝까지 검은 개 자신을 꿰뚫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타이치를 바라보다가 이내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는 듯이 검은 개는 가볍게 얼굴에 호선을 그렸다. “뭐야?”.. 더보기
[야마타이]Seirios 26 2주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새 흘렀다.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타우로시즈나 세리오스는 언제나 그러했듯,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었다. 크고 작은 범죄들로 여전히 골머리를 앓던, 새로 관계를 맺은 조직들과 밀거래를 하던, 두 집단은 각자의 일을 착실히 이행해나갔다. 그 사이에서 시간이 멎어버린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미야코 한사람 정도였다. “이러다 성질 버리겠어.” “거기서 더 버릴 성질이 있다니.” “넌 제발 좀 나가, 다이스케!!!” 이 정도면 놓아버릴 만도 한데 미야코는 용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포기를 할 생각조차 없어보였다. 다이스케는 그녀의 집념과 노력에 박수를 쳐주며 과자를 야금야금 뺏어먹는 중이었다. 미야코가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지켜볼 수밖에 없음을.. 더보기
[야마타이]Aria 09 아이는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을 정도로 빨리 커. 웃으며 자신과 제 동생의 키를 재주던 어머니의 미소가 보였다. 손을 뻗었던가. 아들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어미의 입은 부드럽게 호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곧 그 사이로 울컥거리며 터져나오는 붉은 액체는 아, 이것이 꿈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꿈인 것을 알면서도 결국 도망치지 못 하는 것은 스스로가 나약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며 소년은 잠에서 깨어났다. 옷에 축축하게 벤 식은땀이 악몽을 헤매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많이 길어버린 금발은 어슴푸레한 새벽의 빛을 맞아 푸르게 빛이 났다. 야마토는 꿈 속의 어미에게 뻗었던 자신의 손을 이리저리 바라보아야 했다.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을 정도로…….” 꿈에서 보았던 자신의 손.. 더보기
[야마타이]Aria 08 이별이라는 단어의 울림을 좋아하지 않았다. 야마토에게 있어 헤어짐이란 슬픔이나 아쉬움을 넘어서 거의 공포에 가까웠다. 이제까지 겪었던 이별은 본인의 의사 따위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졌고 또 갑작스러웠으며 늘 피가 낭자했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약조차 할 수도 없도록 주위 사람들은 야마토와 아주 헤어져버리고 말았다. 야마토는 품 안에 고이 넣어놓았던 옥패를 꺼내들었다. 마지막까지 야마토와 함께 있어 주었던 여인이 내어 주었던 물건이었다. 옥패는 이시다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을 나타내고 있었다. 야마토는 자신의 아버지가 옥패를 늘 허리춤에 차고 다녔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옷자락 사이로 보이던 옥패가 멋들어졌던 것도 쉽게 떠올랐다. 보물이라도 만지듯 야마토는 옥패를 손으로 살살 쓰다듬었다. 강가에 앉아있던 그는 .. 더보기
Bloody Dawn BGM : 가인_Paradise Lost 그러니까 처음 알아차렸을 때는. 그래, 그 때였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어수룩한 새벽녘이었고 나는 어느 골목길 중간을 가로막고 주저 앉아있었고 내 옆으로는 피가 낭자한 채 싸늘하게 죽어버린 남자의 시체가 누워있었다. 처음 본 사람의 사체에 순간 구토감이 몰려 내 입을 틀어막았을 때, 나는 끈적거리는 느낌에 손을 떼어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다 말라붙어버린 피가 묻어나왔다. 입가에 치덕치덕 묻어있는 혈액을 보고 나는 결국 쏠려 나오는 토를 참지 못 했다. 공포와 당혹감에 취해 흔들리던 내 눈동자가 붉은 색이었던 것을 그 때는 알지 못 했다. 단지 내가 사람을 죽였고 그 사람의 피를 마셨다는 것만을 알아챘다.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 한 채 집으로 들어왔다. 사실 집으로.. 더보기
[야마타이]아로마테라피 불면증이라고 했다. 야마토는 죽을 것만 같은 피로감에 휩싸여 눈을 마사지한 뒤 몸을 뉘였지만 그 빌어먹을 불면증이란 것 때문에 잠에 들지는 못 했다. 덕분에 다크써클이 광대까지 내려오는 사태가 발생했다. 피부는 푸석해지고 신경까지 예민해진 상태로 보름 정도를 넘기니 이제는 주변에서 더 안달이었다. 야마토는 조금만 쉬는 게 어떻겠냐며 미간을 찡그리던 지인들을 떠올리곤 푸스스하고 웃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데 얼마 전에 앓았던 위염도 신경성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이 정말 적잖게 일에 치여 사는구나 싶었다. 이불 속을 마구 뒤척이며 제발 동이 트기 전까지는 잠들어 보자하고 노력 중이었지만 헛수고였다. 앓는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자세를 수 없이 바꿔보기도 했지만 뒤통수만 더욱 뻐근해지고 몸 여기저기가 베기는.. 더보기
[야마타이]Andantino ; 조금느리게 페리님이 주신 설정으로 쓴 글^^ 사람간의 관계는 우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우연이 점점 반복되고 겹쳐질수록 점차 필연으로 바뀐다. 이시다 야마토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그가 겪었던 우연의 시작은 어쩌다 보게 된 인적 드문 거리의 카페였다. 먼저 그의 발길을 잡은 것은 쌉싸름한 커피 향이었고 그 다음은 문 너머로 보이던 하얀 피아노였다. 이색적인 카페의 분위기에 홀리듯 이끌렸던 것이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주문했던 라떼는 적당히 뜨거웠고 향은 진했다. 맛은 감미로웠고 제 앞에 놓인 피아노의 소리 역시 그랬다. 우연히 발견한 카페는 야마토의 취향에 딱 맞는 곳이었다. 조용한 분위기, 아담한 공간에 꽉 들어찬 피아노소리, 커피냄새. 피아노를 치다말고 손님을 맞이하던 남자는 능숙하게 샷을 뽑아냈다. .. 더보기
[야마타이]너무 오래된 연인 이제 와서 설렘이랄 건 없었다. 7년. 7년이면 그럴 만도 하지. 이시다 야마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제 앞의 무미건조한 연인을 두고서. 맥주는 시켜뒀다 뭘 하는지 연신 핸드폰만 만지고 있던 타이치는 야마토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묵묵히 술만 마시던 야마토가 자켓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자 보란 듯이 뺏어들었다. 기가 막히게 알았다. 그가 담배를 피우고 싶어 하는 타이밍을. 타이치는 볼멘 목소리로 담배를 다시 뺏어가려는 야마토의 손을 저지하고 그 입에 대신 감자튀김을 물려주었다. 먹음직스럽던 감자튀김은 이미 다 눅눅해져 있었고 덕분에 야마토의 표정은 더욱 구겨졌다. “아, 얼른 내놔.”“좀 끊어. 몇 번을 말해야 되냐, 이 골초새끼가.”“됐으니까 내놔라 진짜.”“압수.”“야!!” 대체 언제부터 피우는.. 더보기
[야마타이]Aria 07 11살. 아직은 무엇을 하던 어린 나이였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감정을 진실로 깨닫기에는 더욱이, 그리고 알아챈다고 해도 그걸 진지하게 생각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나이.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예쁘고 순수할 나이였을 것이다. 야마토에게도 그랬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는 그 감정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버둥거렸다. 상대방은 그것을 알고나 있을까. 뾰로통한 표정을 하고서 야마토는 강 한가운데를 노려보았다. 입맞춤에 대한 의미. 그걸 듣고서 먼저 설레는 말을 꺼냈던 것은 타이치였다.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하지 못 했던 것은 바보 같은 자신이었음을 알면서도 야마토는 골이 나있었다. 그래서 최근 들어 나와 줄 생각을 하지 않는 아리아에게 투정을 부려보았다. 비록 마음속에서일 뿐이었지만. 야마토는 한숨을 내쉬었다. .. 더보기